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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밀의 숲 시목여진] 2차 창작
비숲2_그 이후를 상상하다_<나아가다>_창작

[#비숲2 시목여진]_[Chamomile]_ 6화. 플라톤과 슈뢰딩거

by 보리-새우 2020. 12. 18.

Chamomile 1화부터:  https://bori-shrimp.postype.com/post/8289719

Tistory에서 읽기: https://bori-shrimp.tistory.com/

*강수연 주임은 처음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작중 2019년 6월 초부터 여진과 동료로 일해오고 있습니다.


 

<6화. 플라톤과 슈뢰딩거/어느 평범한 주말> 

 

 

 

#강수연 주임_ 부뚜막과 고양이

 

토요일 늦은 오전이다. 한여름의 열기는 오전과 오후를 가리지 않는다. 이글대는 햇살에 익어버릴 것  같은 기분에 수연은 서류 뭉치로 머리를 가린다. 마치 비를 피하듯.

수연이 골목 중간쯤의 한 2층집 앞에 멈춰 번지수를 확인한다. 이 집이 맞던가? 안에 있겠지? 

"우리 부팀장님. 주말에 쭈욱 집이랬지?"

"어, 네! 팀장님." 

"서류 줄 게 있단다. 너네 집 앞이야." 

"앗-" 여진이 살짝 당황한다.

엇, 지금 이거 결례인가? 수연은 잠자코 여진의 답을 기다린다. 이렇게 불쑥 방문한 건 오늘이 처음이다. 지금까진 주말에 추가 전달사항이 생기면 본청이나 그 근처에서 만났다. 

두 주임은 서로 멀지 않은 곳에 산다. 카풀을 종종 했으니 서로 집 위치야 알지만 집안까지 들어가 본 적은 없다. 같이 일한 지가 어언 거의 두 달 반, 수연 특유의 호기심이 슬슬 고개를 들었다. 

더위를 많이 타는 수연에겐 오늘 날씨가 퍽 괴롭다. 수연은 아스팔트 열기에 진저리를 내며 서류 파일로 마구 부채질을 한다. 사람 살려. 빨리 들여보내 다오. 

"2층 맞지? 올라가도 될까?" 수연이 인내심을 발휘하여 다정하게 물어본다. 

"어어, 들어오세요!! 이 더위에 돌아댕기시면 어떡합니까, 열사병 걸리실라-"  

지청구를 들으며 수연이 계단을 뛰어오른다. 현관으로 뛰어드는 수연에게 여진이 찬물을 건넨다. 집안의 시원한 공기가 더없이 상쾌하다. "어우, 좀 살 것 같네-" 

앞머리를 핀으로 고정하고 중단발을 삐죽하니 묶은 여진 모습에 수연이 웃음을 터트린다. "야 뭐야, 역시 단발이 여름엔 덥지?" "-아녜요오! 묶기만 하면 괜찮습니다." "너 맨날 그러잖아, 단발 하고 광명 찾으라고. 진짜 그 정도로 편해?" 평소처럼 시답잖은 대화로 여진을 놀리던 수연이 일순 우뚝 멈춘다. 

 

"안녕하세요."

거실 반대편에 단정한 인상의 남자 한 명이 있다.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인상만큼 단정한 태도로 인사를 건넨다. 

거실을 꽉 채운 널찍한 좌식 탁자엔 서류가 한가득이다. 한쪽 절반엔 자유분방하게, 나머지 절반엔 정갈하게 서류가 펼쳐져 있는데, 방금 수연에게 인사한 남자는 정갈한 절반 쪽의 주인인 듯하다. 

"아이고, 네. 안녕하세요." 멍하니 답례한 강 주임이 여진 쪽으로 천천히 돌아선다. 세상에, 한여진.

여진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우물거린다. "아, 어음... 같이 재택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이 친구, 방금 주어를 생략했는데. 무슨 사인지 알려주진 않겠다 이거지? 수연은 비어져 나오는 미소를 꾸욱 눌러놓곤 무관심한 척 서류로 고개를 돌린다.

 

잠깐- 어디서 본 얼굴인데. 수연이 갸웃하며 다시 남자 쪽을 본다. 

"원주지청 형사2부 황시목입니다." 눈치도 빠르지. 냉큼 먼저 소개를 하시네. 수연 또한 냉큼 답한다. "수사국 수사과 공공범죄수사계 강수연입니다." 

수연은 한 박자 늦게 뭔가를 깨닫는다. 황시목 검사. 아하, 그때 TV에서 봤구나. 17년도 특임... 한주임도 참여했고...

여기서 뭘 더 물어보는 건 수연 스스로 용납하지 못한다.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지. 수연은 호기심을 한껏 억누르고 책상에 자리를 잡는다. 서류를 펼치자 여진이 가까이 달라붙어 예리한 눈을 빛낸다. "추가자료네요. 충북청 비리 건, 거기 관련된 거 맞죵?"

"잠깐만." 수연이 여진을 톡톡 친다. "...괜찮나?" 검사를 경계하는 건 거의 본능의 몫이다. 수연이 미세한 눈짓으로 남자 쪽을 가리키자 그 뜻을 눈치챈 여진이 손사래를 친다. "아, 혹시나 의도치 않게 뭔가 보거나 듣더라도 절대 악용하거나 퍼트리지 않을 사람입니다." 

단정한 남자는 그새 다시 일로 돌아가 노트북을 타닥거리고 있었는데, 여진의 말을 듣더니 고개를 든다. 남자가 살폿 웃으며 일어선다. "제가 자리 피하겠습니다." 

"안쪽 책상 쓰면 되죠?" 남자가 소곤대듯 여진에게 허락을 구하더니 미닫이 너머로 -여진의 침실 안으로- 사라진다. 맙소사. 수연은 또다시 멍해지고 만다. 

 

일에 집중하자 수연의 정신이 다시 맑아진다. 이내 두 경감의 눈이 나란히 번쩍인다. "...이 동넨 경무과가 말썽이었네요." "여기 정보계에서 알고도 묻었던 정황이 있어." "아휴... 패턴이 많이들 비슷하네요." "직접 조사 가야 할 것 같아, 아무래도." "외근, 제가 가겠습니다. 박경위 붙여 주세요." "야, 다음 주 주말까지 서울 못 돌아올 수도 있어." 수연이 미안한 듯 미닫이 안쪽을 눈짓한다. 여진이 털털하게 씩 웃는다. "아유, 일인데 가야죠. 팀장님은 서울에 계셔야잖습니까."

"...너 진짜 수사국 오면 안 되니?" 이건 수연에겐 입버릇이 된 대사다. "흠흠. 생각해 볼게요오-." 여진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끝을 늘린다... 여진이 고개를 폭 숙이더니 서류 가장자리를 톡톡 두드린다. "수사국 아님 현장으로 옮길 생각은 늘 있어요. 그치만, 정보국에서 뭐 한 가지는 확실히 해냈다 싶을 때, 그때 옮기려고요." 

여진이 고개를 들어 팀장을 돌아본다. "...정보국에서 버텨 보라고, 그렇게 말해준 분이 있어서요."  

수연 표정이 숙연해진다. 여진이 지금 말하는 분이 누굴지 짐작이 가서 수연은 말을 아낀다. 

 

 

서류 인계가 끝나자 수연은 곧바로 가방을 들고 일어선다. "검사님! 나와도 돼요오-" 여진이 해맑게 외친다.

여진이 예의 해맑은 얼굴로 수연을 불러세운다. "맞다, 팀장님 떡볶이 좋아하시죠! 코뿔소 주문하려 하는데, 같이 드실래요?"

수연이 기겁을 하고 손사래를 친다. "아아아니이- 선약이 있단다."

 "그럼 낼 봬요, 팀장님!" 여진이 볼을 부풀리며 손을 살랑살랑 흔든다. 익숙해질 만도 한데, 수연은 여진이 애교를 부릴 때마다 매번 깔깔 웃는다. 귀여워서. 넌 어쩜 탄산음료를 의인화한 것 같니. 수연은 여진의 앞머리 핀에 장난을 쳐 볼 생각이었지만, 어느새 현관에 나와 있던 단정한 남자와 눈이 마주친 바람에 그만둔다. 남자가 깍듯하게 묵례하자 수연도 못지않게 공손히 꾸벅 답례한다. 

"어음, 좋은 주말 보내세요. 월요일에 봅시다, 한 부팀장!"

닫히는 문틈으로 여진이 남자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뭐라뭐라 말하는 장면이 시야를 스친다. 수연은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간다. 

쾌적한 곳에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훅 끼치는 열기에 숨이 턱 막힌다. 차에 뛰어들어 에어컨을 최강으로 켜고서야 숨을 돌린다. 다시 정신이 들자 수연은 젖은 강아지처럼 온몸을 부르르 턴다. 내가 방금 뭘 본 거지? 어우 한여진. 얌전한 고양이였구나.

 

 

 

 

#시목_ 귀소본능

 

 "죄송합니다. 이쪽 골목이 은근히 복잡하네요." 배달원이 미안한 듯 말한다. 시목은 선량한 얼굴로 괜찮다 답하며 카드를 내민다. 튀김만두가 식지 않았어야 할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와, 경치 되게 좋은 데 사시네요!" 배달원이 언덕 어귀의 탁 트인 뷰에 감탄한다. 

"그렇습니까." 시목이 무심히 답한다. 그러나 봉투를 들고 계단을 오를 즈음엔 표정이 퍽 심각해져 있다. 이곳에 사는 건 아니지... 격주로 주말을 이곳에서 보낼 뿐. 

내원하는 주말엔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그리고 그 장소는 여진의 집이다. 토요일이면 최대한 일찍 왔다가 일요일에는 최대한 늦게 떠난다. 오늘도 꼭두새벽부터 원주에서 달려온 참이다. 이렇게 보내는 주말이 이번으로서 다섯 번째인데, 왜일까, 아주 오래 전부터 이래온 것만 같다.  

이곳에선 시간이 유독 빨리 흐른다. 이번 주말이 가고 나면 또 2주 후에야 다시 여기 오겠지...

연어는 해마다 강을 거슬러 상류를 향하고, 시목은 2주마다 고속도로를 달려 이곳을 향한다. 연어처럼 돌아올 곳이 있어서 기쁘다. 

 

 

 

 

#여진_ 코뿔소만두는 항상 옳아

 

튀김만두에서 김이 모락모락 오른다. 방금 막 전자레인지에서 꺼내온 참이다. 시목은 신중한 젓가락질로 튀김만두 하나를 집어들더니 떡볶이 국물을 묻혀 입으로 가져간다. "와, 검사님 배우신 분." 여진이 몹시 즐거워한다. "경강님이 알려 주셨능데요." 뜨거운 만두 탓에 시목의 발음이 뭉그러진다. 

"맛있죠! 이 종륜 첨인데." "만두인데 맵네요."

 "안에 청양고추가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래." 여진이 찬물을 따라 시목 쪽으로 밀어준다. 

 

떡볶이와 만두를 오물거리며, 둘은 각자 오전에 하던 일 얘기를 서로에게 들려준다. 이건 둘의 주말 루틴이다. 일할 땐 각자 서류에 오롯이 집중하지만, 밥때가 되면, 근황을 공유하듯 요즈음은 어떤 일에 파묻혀 있는지를 풀어놓곤 한다.

"있잖아요, 우리 이렇게 일 얘기를 서로 듣고 이래도 되나?"

"아까 하신 말씀처럼, 퍼트리거나 악용할 일이 없으니 괜찮죠."

 "으음. 그쵸?"

 

여진은 그런 생각을 해본다. 많이들 그러잖아, 영화를 보거나 책을 같이 읽은 다음에 넌 어떻게 생각하냐 그런 얘기 나누는 거. 그거 비슷한 거 아닐까? 우리한텐 그게 사건 얘기인 거 아닐까? 

여진이 퍽 흐뭇한 듯 홍홍 웃더니 다시금 볼을 야무지게 볼록 채운다. 떡볶이가 부지런히 사라진다. 

"오늘따라 왜케 맛있지?" "그 말씀은 매번 하시는 건데요."시목이 눈으로 엷게 웃으며 탁자 앞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시목_ 내 머리카락을 만져도 되는 유일한 사람은

 

"병원 다녀오겠습니다."

시목은 반팔 티셔츠에 얇은 베이지 바지 차림이다. 격식 갖춰 입으려는 걸 여진이 말려준 덕분이다. '편하게 입고 가도 돼요. 지금 얼마나 더운데.' 하고.

"나도 같이 갈까요?" 여진은 그간 시목 내원에 서너 번 동행했다. 면담까지 따라 들어가진 않았고, 매번 로비 카페에서 일하면서 기다렸다.

"계세요. 오늘 많이 덥잖아요." 시목이 떡볶이 용기며 튀김 포장지를 모아 봉지에 싸 들고 일어선다. 

"끝나고 출발할 때 문자해요!" 여진이 서류 앞에 다시 자리를 잡고 앉으며 외친다.

"올 때 저녁 사올까요?" 

"저녁은 나가서 먹자! 저 앞에 냉면집 생겼어요! 먹고 산책이나 합시당."

"네." 시목이 온순하게 끄덕인다. "쉬어가며 하세요, 일." 

여진이 깔깔 웃는다. 쉬어가며 하라니. 오전 내내 한 번을 안 쉰 검사님이 할 말은 아니잖아.

"알겠습니다아-. 잘 다녀와요!"

 

시목은 다른 사람이 제 머리를 만지는 걸 대체로 아주 싫어한다. 일례로, 오래 전 서동재가 헤어스타일을 조언한다며 앞머리를 건드렸을 때 거의 경련하듯 펄쩍 뛰어 피해버린 일이 있다. 

 의료진의 손길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유쾌하진 않다. 머리에 코일을 씌우거나 젤을 발라 전극을 붙이는 일련의 과정이 지나가는 동안 시목은 다소 굳은 얼굴로 잠자코 기다린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는 으레 조금 풀이 죽곤 하는데, 그럴 때면 여진이 아구구-잘해써, 하고 토닥이며 그를 맛집에 데려간다. 그러면 시목은 눈을 깜박이며 온순하게 끌려간다. 경감님이 내 나이를 잊어버린 게 아닌가, 다섯 살 연상이 아니라 다섯 살 연하 취급하는 게 아닌가 싶긴 하지만, 싫지 않다. 

지금 시목이 있는 방은 비수술적 뇌자극 치료실이다. 오늘도 여느 때처럼 시술과 검진이 이어진다. 경두개자기자극 및 직류자극 시술이 연이어 진행되고, 시술 후엔 fMRI와 뇌파측정이 이루어진다. 

드디어 오늘 일정이 끝나간다. 시목은 토굴처럼 다소 갑갑한 fMRI 기계 안에 단정히 누워 눈을 감는다. 나름 편안해 보이는 표정이다. 

의사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황시목 환자분, 최근에 즐거움을 느끼신 순간이 있나요? 최대한 구체적으로 회상해 보세요.''

시목은 방금 여진과 함께한 점심을 떠올린다. 뜨거운 떡볶이를 호호 불며 기뻐하던 여진을 그려보자 시목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다. 

"자아, 이제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최근에 화가 나거나 슬펐던, 부정적 감정을 느낀 기억이 있다면 떠올려 보세요." 시목의 미간이 좁아진다.

 지난 몇 달간 경찰 내부 비리 및 따돌림 특별조사팀에서 일해오며, 여진은 종종 시목에게 따돌림 케이스들에 관해 얘기해줬다. 시목은 여진 또한 피해자라는 걸 알기에 매번 심각한 얼굴을 하고 들었다. 여진은 처음엔 본인이 겪은 일을 숨겼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조금씩 풀어놓았다. 지난 얘기를 하듯 담담히, 이젠 괜찮아, 하며. 실제로 상황이 좋아졌다는 걸 알고 그게 다행인 것과는 별개로, 시목은 숨이 콱 막히듯 답답해지는 걸 느끼곤 했다. 여진을 따돌리고 그딴 악담을 지껄였던 이들의 면상을 본다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목의 미간이 거의 찌푸려지고, 꼬옥 다문 입가에 힘이 들어간다. "자아, 좋습니다. 오늘 촬영은 여기까지 할게요." 기계가 윙윙대는 소리가 잦아든 후까지도 시목은 표정을 풀지 않는다. 

 

시목이 그나마 좋아하는 건 맨 마지막 단계, 의사와의 면담이다. 진척상황에 관해 가시적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다. 시목은 사건 관련 정보를 듣듯 의사 말을 경청하고, 현장 사진을 들여다보듯 예리한 눈길로 제 뇌파 및 fMRI 사진들을 들여다본다. 차곡차곡 저장해둔 이전 이미지들과 비교해본다. 치료가 두 달 반 째니 이번이 다섯 번째 내원이다. 짧다면 짧을 그 기간 사이 꽤 선명한 변화가 있었다. 감정을 자극했을 때 활성화되는 부위는 더 넓어졌고, 밝아졌으며, 패턴은 더욱 복잡해졌다. 의사 설명에 의하면, 변화 속도가 꽤 빨라 고무적인 건 사실이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일 뿐이다. 시목은 변화 자체에 의미를 둔다.

면담이 마무리될 즈음, 의사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화면에 포인터를 비춘다. "좀 독특한 측면이 있는데요, fMRI 세션이 끝나갈 즈음마다 갑자기 이쪽 영역이 활성화되거든요? 여기 보시면 이쯤부터 이렇게요. 이게 매번 나타나는 패턴입니다. 끝날 즈음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시목이 고개를 비스듬 기울인다. 

"음... 끝나고 나서 만날 분 생각을 합니다."

"...!"

"저어, 오늘 면담은 이제 끝난 거죠. 감사합니다." 시목이 온화한 -그러나 빨리 마무리해 달라는 듯한- 표정으로 의사를 마알가니 본다.

"아, 네." 의사가 의미심장한 -다소간 흐뭇한- 표정으로 털털 웃는다. "다음 번에 뵙죠. 주말 잘 보내시고요."

 

 

시술 후에 운전하는 건 권장되지 않기에, 시목은 버스를 타고 왔다. 그는 폰을 꺼내 돌아가는 노선 번호를 확인한다.

로비를 나설 때쯤 여진에게서 전화가 온다. "경감님?"

"뒤돌아 볼래요?" 

시목이 휙 돌아서서 눈으로 여진을 찾는다. 중앙 기둥에 기대어 서 있던 여진이 손을 흔든다. 놀란 시목이 빠른 발걸음으로 다가간다. 

"생각해 보니까 말예요. 오늘 날씨가 더워서 더더욱 나와야지 싶더라. 힘들게 몇 시간 보냈을 텐데, 편한 차 타고 갑시다. 시원-하게, 응?" 

"고맙습니다." 시목이 속삭인다. "오시는 길에 더웠을 텐데. 제일 더울 시간대잖아요." 시목이 로비 유리창으로 내리꽂히는 샛노란 여름 오후볕을 가리킨다. "에이, 이 정도야 뭐." 여진이 너스레를 떨며 활짝 웃는다.

시목은 방금 본 제 뇌의 이미지들을 돌이켜본다. 지금은 어느 부위가 어떻게 활성화되고 있을까.

 

 

 "자아, 갑시다아-" 여진이 씩씩하게 발걸음을 떼자 시목도 총총 따라 걷는다. 갑자기 여진이 시목 쪽으로 돌아선다. "아, 맞다!"

"이리 와 봐요." 여진이 손을 뻗어 그의 눌린 머릿결을 펴준다. 시목이 머리를 앞쪽으로 살폿 숙인다. 여진이 좀 더 수월하게 만질 수 있도록. 

 

 

 

 

#여진_ 더위먹다.

 

시목이 수저를 꺼내 휴지를 깔고 세팅해준다. 여진은 지금 탁자 위에 숫제 늘어져 있다. "와. 더워도 너무 더운 거 아냐? 이렇게 더우면 쓰나?" 

"그러게요." 시목이 다소 영혼 없이 답하자, 여진이 그를 장난스럽게 째려본다. "검사님은 더위 안 타잖아요. 부럽다 진짜."

머지않아 물냉 하나 비냉 하나가 나온다. 시목이 두 그릇 다 면발을 잘라 골고루 비벼 놓을 때까지도 여진은 처량한 표정으로 축 늘어져 있다. 시목은 탁자에서 살짝 일어나더니 여진 얼굴 쪽으로 몸을 숙인다.  "괜찮으세요?" 

시목이 퍽 가까이에서 여진 안색을 살피고, 여진은 눈을 도르륵 굴린다. 

"나 더위 먹었나 봐요." 여진이 속삭인다.  

"나오지 말고 집에 계시지." 시목도 괜히 따라서 속삭인다.  

"냉면 먹으면 낫겠지 뭐."

"그럼 어서 드세요."

"먹으려면 일어나야 되는데." 여진은 미동도 않고 눈만 도르르 움직여 냉면 그릇을 본다. 울적한 표정이다.

시목이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며 입꾹꾹이를 한다. 눈가에 엷은 장난기가 걸린다. "음... 부축해 드릴까요?" 

여진이 큭큭 웃으며 그제야 비척비척 일어난다. 시목이 물냉을 밀어주고, 여진은 국물을 시원하게 들이켜더니 캬- 소리를 낸다. 시목 입꼬리에 자리 잡은 미소는 한동안 흩어질 줄을 모른다.

 

 

 

 

#시목_ 금주는 슬픈 일

 

시목은 술을 먹고 싶다고 생각해본 일이 여태 없다. 사람들은 어째서 정신을 흐리게 하는 물질을 자발적으로 섭취할까 - 알코올에 대한 인식은 딱 그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 시목은 술을 못 먹어 아쉽다. 

치료를 마칠 때까진 금주니까, 못 먹게 하니까 오히려 먹고 싶은 청개구리 심리인가? 아니면 호기심? 한강에서 맥주 먹는 그 흔한 휴양을 여태 해본 적이 없어서? 아무래도 둘 다 아니다. 이건 그저, 지금 함께 있는 이와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같이 보내고 싶다는 바람이다. 함께 잔을 부딪혔던 다른 저녁들처럼. 그 저녁들로 말미암아 시목은 사람들이 함께 술을 먹는 이유를 이해했으니.

지금 시목과 여진은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바람을 쐬는 중이다. 돗자리까지 깔고 나란히 앉아서. 

시목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진은 조그만 아이스박스에 시원한 맥주 여러 캔을 쟁여왔다.

칙- 캔을 따는 소리가 경쾌하다. "캬아. 더위가 싹 가시는 맛이야." 여진이 입가의 거품을 야무지게 닦는다. 이쪽을 보는 시목과 눈이 마주치자 여진은 장난스럽게 씩 웃는다. 약올리기로 작정한 듯이.

"검사님은 안 드셔?" 여진이 새 캔 하나를 쓱 내민다. 진심이세요? 하듯 시목이 눈을 크게 뜬다. 

"이거 무알콜인데."

당했음을 깨달은 시목이 입을 꼭 다문다.  

"언제 알아채시나 보려고 했지!" 여진이 깔깔 웃어제낀다. "이거 봐바요. 캔 색깔도 다른데? 하이X켄 원래 더 찐한 연두색이자나." "전 맥주 종류 잘 몰라서요." 시목이 뚱하게 답한다.  

"나만 먹으니까 약 올랐죠? 검사님 표정이 어땠는지 알아요? 되게 얄밉다는 듯이 이러케 입 꾹꾹 하면서, 막 그랬다곸ㅋㅋㅋㅋ" 여진이 짓궂게 깔깔대며 시목 표정을 따라한다.  

여진이 캔을 따서 시목에게 건넨다. 받아드는 시목 표정이 퍽 새침하다. 

 

 

 

 

# 여진_  바른 생활 경감님

 

"이제 씻고 푸욱 쉽시다! 누가 먼저죠, 오늘은?"

"음, 경감님 먼저 쓰실 차례죠."

"아, 그춍. 저번엔 검사님 먼저였으니까." 여진이 수건을 어깨에 휙 걸친다. 

 욕실에 들어선 여진은 거울에 걸린 시목의 칫솔을 물끄러미 본다. 여진은 시목더러 편한 옷가지와 칫솔을 두고 다니라고 해두었다. "매번 갖고다닐 거 뭐 있어요? 이 정돈 내가 맡아줄게-"

 

... 시목의 진료는 토요일 오후다. 말인즉슨, 끝나고 당일로 원주로 돌아갈 시간이 충분하다. 충분하고도 남는다. 

"치료 마치자마자 운전 하면 못써요. 푸욱 쉬어야지." 둘의 이 주말 일상은 여진의 이 한 마디에 기대어 시작되었다. 원주까지 KTX 차편이 있다는 사실은 둘 중 누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알맞은 물 온도에, 여진이 기분 좋은 한숨을 포옥 쉰다. "일찍 자야지-." 

시목이 와 있는 주말이면 여진은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든다. 벌써 주무세요? 시목이 물으면 여진은 후후 웃는다. "새 나라의 경찰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죠."

 

 

 

 

#시목_ 의외의 재능: 과일 깎기를 예술의 경지에 올려놓다

 

시목은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며 샤워기를 끈다. 이마를 덮은 젖은 머리칼에서 물방울이 연신 똑똑 떨어진다. 

거울 속의 자신을 잠시 들여다보더니, 시목은 수건을 집어 들어 머리칼의 물기를 톨톨 야무지게 털어낸다. 이어서 드라이기로 꼼꼼히 말리고는, 단정히 가라앉을 때까지 매만진다. 그는 직장에 나갈 때만큼 용모를 차분히 다듬고 나서야 거실로 나서곤 하는데, 오늘도 물론 예외가 아니다. 주의해야 할 게 한 가지 더 있다. 시목은 셔츠 단추를 목 끝까지 꼼꼼히 채운다.

"나왔어요?" 수건을 덮어쓰고 폰을 보던 여진이 활짝 웃으며 과일 대접을 내민다. 시목은 잠자코 과도를 집고 잘생긴 참외 한 알을 골라들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려가며 참외를 예쁘게 깎기 시작한다. 여진이 그걸 들여다보며 중얼거린다. "난 왜 과일을 깎으면 양이 절반으로 줄어들까요? 검사님 덕분에 편하게 먹네." 

완벽하게 한 줄로 이어진 노오란 참외 껍질이 깔끔히 끝을 맺자, 시목은 그걸 은근히 자랑하듯 살짝 위로 들어 올렸다가 채반에 살포시 떨궈둔다. 

뽀얀 과육을 똑 똑 작게 잘라 접시에 올리던 시목이 문득 고개를 들어 여진을 본다. 그를 뜯어보던 여진은, 뭔가를 들킨 듯 눈썹을 치켜올리며 딴청을 피운다. "있죠, 늘 느끼지만 진짜 잘 깎는다니까. 역시 칼을 잘 쓰시는 거 같아. 내가 또, 전에 현장 검증할 때부터 알아봤지?"

"제가요?" 시목이 퍽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는 이내 본래의 임무로 돌아가 참외를 마저 자른다. 여진이 그의 입에 참외 한 조각을 물려주고 본인 입에도 하나를 쏙 넣는다. 한동안 참외 아삭거리는 소리만 거실을 채운다. 

 

 

 

 

# 여진 _ 명상의 효능 

 

"내일 아침에 운동! 여섯 시! 어때요?" "한 시간 앞으로 당기셨네요?" "응. 요새 볕이 너무 뜨거워서."

시목이 온순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같이 가시죠."  공복 유산소 운동은 주말 루틴의 일부다. 여진으로선 경대 시절부터 지켜온 습관인데, 시목은 그다지 즐기는 것 같진 않으면서도 불평불만 없이 매번 참여한다. 이 남자가 불평이란 걸 하는 날이 오기는 올까. 

여진이 미닫이를 도로록 닫다 말고 고개만 밖으로 쏙 내민다. "잘 자요, 검사님." 

"경감님도요."

보송보송하고 천진난만한 얼굴의 이 남자와 지금 눈이 마주쳤다. 위험해- 여진이 중얼거린다. 자기통제엔 자신이 있지만, 그래도.

여진은 꽤 그럴싸하게 가부좌를 틀고 앉아 한동안 명상을 시도한다. 시목의 뇌섬엽 활성화에 좋대서 같이 배워보기로 했는데, 이거 요즘 여진에게 오히려 더 필요한 것 같다. 

털썩- 잠시 후 여진은 명상을 그만두고 대자로 드러눕는다. 

 

서로 들켰지, 벌써 지지난달에, 손 스쳤다고 흠칫했던 순간에.

...근데 있지, 긴장을 하는 거랑 원하는 건 분명 별개의 문제야. 

 

여진 표정이 퍽 심각해진다. 이게 차암- 복잡하단 말이지?

오늘 로비에서만 해도 그렇다. 손목이라도 잡을라치면, 접촉이 일정 이상 길어지면 황검사는 살포시 물러난다. 여전히 예쁘게 웃으면서, 그러나, 여기까지만- 이라고 말하듯 조용히 깊은 눈으로 여진을 바라보며. 그 뿐만이 아니다. 집안이나 둘만 있는 곳에선 손등만 스쳐도 화들짝 멀어진다. 뭐 그건 피차일반이지만. 

여진이 한층 더 심각해진 얼굴을 갸우뚱 기울인다. 

오늘도 일찍 자긴 글렀구나. 다시 가부좌를 틀고 앉는다. 

 

 

 

#시목_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시목이 별 생각 없이 젖은 머리 그대로 거실에 나온 적이 있었다. 첫 번째로 내원하고 여진 집에서 묵던 날 밤이었다.

여진의 눈길이 시목의 이마깨와 목덜미를 스쳤을 때 그는 당황했다. 영 점 몇 초의 짧은 시간 동안 여진의 얼굴을 스쳐 갔던 어떠한 표정을 읽었기에. 애써 그 표정을 지우고 눈길을 돌리는 것까지도 봐버렸기에.

시목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다. 늘 그래왔듯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이번에도 들키려나 싶었지만, 여진은 그가 눈치챘음을 몰랐다. 여진은 곧바로 원래의 해맑은 표정으로 돌아왔고, 털털털 유쾌하게 웃었다.

그날도 시목은 과일을 깎고 있었다. 그가 집중했다는 안심 하에 여진은 다시 시목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여진의 시선이 과일을 깎는 손, 얼굴 곳곳, 목까지 집요히 훑었으나 시목은 그저 모르는 척했다. 

 

늘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서... 미안합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경감님 시공간을 공유하는 건, 경감님 집에 세면도구까지 두고 다니는 건, 분명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거다- 시목은 그런 생각을 한다.   

본인 생각도 좀 하라며, 사람이 이기적인 구석이라곤 없다며 여진은 시목을 타박하곤 한다. 시목으로선, 스스로 이타적이라고 생각진 않지만 그렇다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만한 이유도 딱히 없었다, 지금까진.  

그러나 지금 이게 이기적인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이 일상이 좋아서 매번 경감님 집으로 오면서, 경감님 눈빛이 위험하다고 여겨 머리를 말리고 나오다니. 경감님이 내 의사에 반해서 뭔가를 하려 드시는 것도 아닌데. 

시목이 한숨을 포옥 쉰다. 미안한 마음이 일렁일렁 심중을 덮는다.

우렁각시 노릇이라도 해놓고 자야겠다, 이걸로 속죄가 되는 건 아니지만. 시목은 조용조용 윰직여 거실과 부엌을 정갈하게 정리해놓는다. 바닥은 정전기 청소포로 말끔히 닦아놓고, 아직 습기가 남은 욕실은 세제와 솔로 꼼꼼히 문지른다. 청소를 끝낸 시목은 물을 최대한 약하게 틀어놓고 손을 씻는다. 물소리로 집주인을 깨워선 안 되므로.

 

 

 

 

 #여진_ 색즉시공 공즉시색

 

깨달음은 한 순간에 오기도 한다. 

여진 눈이 갑자기 훅 커진다. 그래, 그거구나. 아예 원하는 게 없다면 조심하지도 않겠지. 서로 어디까지 원할 수 있는질 다 아니까, 그리고 본인도 그와 무관할 수 없으니까 저러는 거잖아, 어떤 역치를 넘기겠다 싶으면 흠칫 물러나는 거잖아. 

그동안의 시목 행동들을 떠올려보는 여진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그러나 이내 여진은 퍽 슬퍼진다. 시목이 안쓰럽다. 모든 게 얼마나 낯설겠어. 그래서 그렇게 조심스러워하는 걸까. 가장 작은 불씨들도 미연에 꺼트려 버리려고 애쓰는 것만 같아서, 그래서 자꾸 마음이 쓰인다. 그가 그의 안에 있는 것들을 억누르려는 게 보인다. 어째서 계속 저어할까. 자연스러운 것들을 다 부정해 버리며, 그렇게 지내온 걸까.  

저번에 그랬잖아요, 흔들리는 김에 더 흔들어 보겠다고. 감정이 선명해지는 만큼 당신이 뭘 원하는지도 선명해지겠지...?

 

깨달음 후엔 다짐이 따라온다. 

 난 덜 드러내야 해. 숨길 필요가 있어. 여진이 결연한 얼굴로 입술을 꼬옥 문다. 

 내가 빼도 박도 못하게 마음을 드러내고 만다면, 그 순간부터 당신은 내 관점에서만 움직일 거야. 본인 마음에 귀 기울이는 대신 내 마음이 향하는 방향을 주시하겠지. 스스로 고민해야 할 그 시간을 단축해 버리고 말 테고.

 나 그 정도로 성격 급하지 않답니다. 당신에게 기회를 줄 거야. 충분히 고민해요. 난 겸허히 기다릴 겁니다. 

여러모로, 아니, 볼수록... 참 알쏭달쏭한 사람이야. 때론 있지, 그 뽀송뽀송한 얼굴을 보노라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통 읽을 수가 없어. 어떨 땐 또 맑은 물처럼 투명해서 온통 다 들여다 보이면서 말이야.

 

 

 

 

#여진_  내게도 우렁각시가

 

여진은 우렁각시의 존재를 알지만 모르는 척한다.

 미닫이 밖에서 미세한 부스럭 소리가 들려오자, 여진은 선량한 얼굴의 우렁이 한 마리가 뽈뽈 돌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며 이불 속에서 쿡쿡 웃는다.

머지않아 여진은 서서히 잠에 빠져든다. 내일 아침 메뉴는 뭐가 되려나, 그런 생각을 하며 잠드는 밤이야말로 가장 평화로운 밤이 아닌가. 현대의 우렁각시는 아침상을 직접 차리진 않고, 대신 음식을 포장해서 사 오곤 한다. 

 

 

 

 

 

<Chamomile 6화 끝>


 

연인이 아닌 동시에 어쩌면 연인이기도 한 쌍의 남녀가 있다고 합니다. 둘이 마음만 먹는다면 관계의 상태는 두 가지 중 하나로, 즉 '연인이다/아니다' 중 하나로 정해질 텐데요. 그들은 어째서 관계를 정의하길 보류할까요?  

그 연유를 쉬이 알 순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둘의 심경을 물어보면, 지금 이 사람과 함께 있어서 기쁘다고, 둘 다 그렇게 답하리란 것만큼은요. 

-슈뢰딩거의 시목여진


 

누가 봐도 연인이더라도, 막상 본인들은 모를 수도 있죠...? 👀 

Chamomile 6화_ 플라토닉(같아 보이는) 시목, 정신수양하는 여진 

이번 화는 조금 유쾌하게 써보려 노력했습니다. 읽으면서 웃으셨다면 기쁠 따름입니다😝